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39734.html 

한겨레21 "투견처럼 취재하고 천사처럼 쓰라" 


1. 왜 고령의 저널리스트 시모어 허시는 버즈피드에 미래가 있다고 했을까요? 


2. 버즈피드는 최근 쟁쟁한 현역 기자들을 모아 탐사보도팀 기자 모집 공고를 냈습니다. 여기서 쓰인 기사 중에 하나는 '매 맞고, 자식을 잃고, 이제는 감옥에'라는 온라인에 최적화된 기사입니다. 


3. "버즈피드를 포함한 많은 언론사들은 새로운 독자를 얻고 기존 독자를 유지하는 최고의 방법은 진실을 파헤치는 탐사보도 기사를 쓰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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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개념이 세상에 등장하는 데에는 각자 나름의 이유가 있다.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널리 퍼지고 있는 ‘헬조선’ 역시 마찬가지다. ‘조선’이 마치 지옥과 같다는 의미의 헬조선은 ‘국가’를 향한 국민들, 특히 젊은 세대의 자조와 소외를 함축한다. 국가라는 거대한 권력과 개인 간의 간격은 점차 멀어지고, 경제적으로 부유층으로의 진입 장벽이 높아지면서 힘이 없는 개인들은 뭔가 해볼 도리 없이 ‘어쩌지를 못해’ 무기력하게 자조하고, 국가로부터 소외당한다. 이는 민주정 이후 가장 권위주의적인 박근혜 정부가 등장하면서 더욱 심화됐다.


‘죽창’과 ‘금수저’는 개인이 그저 자조 밖에 할 수 없는 헬조선 담론의 부산물이다. 공평하게 너도 나도 한 방 씩만 맞으면 죽을 수 있다는 의미의 ‘죽창’은 경고다. 여기서의 죽음은 팍팍한 현실과 대비된다. 현실에서는 비록 불공평했을지라도 죽음만은 공평하다는 뜻이다. ‘금수저’ 역시 신분이나 계급이 없는 현대 사회가 부모의 지위 여하에 따라 태어날 때부터 불공평하다는 자조다. 국가는 이들의 자조를 그대로 방관하거나 ‘경제 민주화’ 등을 저버린 채 지배 계층의 세습을 공고히 하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를 잡아 이들을 더욱 무력하게 만들었다.


점차 자본의 격차가 벌어지는 사회에서 이들이 정서적으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국가의 구성원으로서 효능감을 얻지 못하고 오히려 소외를 당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를 소설가 장강명은 자신의 책 <한국이 싫어서>에서 제대로 포착해낸다. ‘내 고국은 자기 자신을 사랑했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그 자체를. 그래서 자기의 영광을 드러내줄 구성원을 아꼈지. 삼성전자나 김연아 같은’이라는 말은 젊은이들의 소외감을 그대로 보여준다. 실패한 국민을 국가는 탄압하거나 방치한다. 가난한 국민을 위한 복지 예산을 축소하고, 국가를 위해 싸우다 다친 장병의 치료비 지출에 인색하다.


자조와 소외가 엉킨 자리에 젊은이들은 이제 국가를 불신하기 시작한다. 헬조선 담론이 유효한 지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자조와 소외를 넘어 젊은 세대는 잘못된 사회가 비단 사회 개별 구성원의 책임이 아니라 국가에 있다는 것을 인식했다. 더는 개인의 노력을 기울여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직시하는 일. 헬조선은 그간 개별 구성원을 강력한 국가주의 아래 통치해오던 나라가 자신의 가장 강력한 통치 수단을 빼앗기는 연장선에 있다. 검·인정 교과서를 사용해 자국에 부정적인 인식과 사관을 갖게 됐다는 말은 국가주의로부터 탈피하려는 구성원을 바라보는 초조함인 셈이다.


새마을 운동부터 청년 희망 펀드까지, 이는 모두 개별 구성원을 국가라는 이름 아래 호명한 일종의 ‘국가적 동원’이다. 그동안 국가는 곧잘 ‘국가가 잘 살아야 내가 잘 산다’라는 대의명분 아래 구성원을 일괄적으로 통치하고자 했다. 국가의 부품으로 자조하고 소외당한 약자들은 헬조선을 호출했다. 헬조선 담론은 뿌리 깊은 국가주의를 탈피하고자 하는 개별 구성원의 각성이자 노력이다. 그런 점에서 헬조선 담론은 충분히 유효하다고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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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더러 왜 조국을 사랑하지 않느냐고 하던데, 조국도 나를 사랑하지 않았거든. 솔직히 나라는 존재에 무관심했잖아? (중략) 내 고국은 자기 자신을 사랑했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그 자체를. 그래서 자기의 영광을 드러내줄 구성원을 아꼈지. 김연아라든가 삼성전자라든가. 



왜 한국을 떠났느냐. 두 마디로 요약하면 '한국이 싫어서'지. 세 마디로 줄이면 '여기서는 못 살겠어서.' 무턱대고 욕하진 말아줘. 내가 태어난 나라라도 싫어할 수는 있는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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